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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길다란 백지에 컬러 매직펜으로 여성의류의 상표 같은 걸 덧글 0 | 조회 43 | 2021-05-02 17:48:21
최동민  
그녀는 길다란 백지에 컬러 매직펜으로 여성의류의 상표 같은 걸 쓰고 있었다. 글씨를 쓴다기보다는 그린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그녀의 손은 매끄럽게 백지 위를 헤엄쳐 다니고 있었다. 아무렇게나 슥슥 긋고 휘젓는데도 글자들은 일목요연한 질서와 미학을 내뿜으며 살아나는 거였다. 여성의류의 상표는 대부분 외국어로 표기되어 있었기에 글씨의 느낌이 더 생동감 넘쳤다.잠이 올래야 올 수 없는 화면이었다. 그녀는 꼬박 점심때까지 뒤척뒤척 상념들과 씨름을 해야 했다.『서울에서도 낚시를 하시나 봐요?』실내엔 한 팀의 술손님들이 멍석을 점거한 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이동선의 정체를 알고 난 희수는 몇 날 며칠을 혼자 끙끙 앓다가 카운슬러로 상미를 택했다.아아. 황량한 사람!상미는 음성정보서비스에서 흘러나오는 금액을 비밀수첩에 적었다.이 세상의 모든 처녀들이 이렇게 순결을 지워 가며 인류사를 모자이크해 왔을 테지만, 그녀의 개인사만큼은 이처럼 한 남자에게 완벽한 기회를 내준 적이 없었다.『아니, 그래도 그렇지.』『됐어요, 어머니. 신경 쓰지 마세요.』돈 쓸 시간이 없다. 그래서 우린 부자가 될 수밖에 없는 거야. 이십대 초반에 왕창 벌어 놓고 즐기면서 살자.그는 하인처럼 충실하게 다가가 그녀를 끌어안았다. 산을 오르느라 흘린 땀의 악취가 행여 그녀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을까 조바심이 났으나 몸이 엉키고 나니 그런 건 다 기우였다. 오히려 정제되지 않은 체취야말로 에서는 자극제요, 향신료와도 같은 거였다.『이름을 알고 있네?』변소미는 의아하다는 듯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상미가 다리를 꼬면서 핸들을 굳게 움켜쥐었다.그는 맹세코 결백했다. 비록 수백 명의 여자와 관계했을지라도 그녀들을 이용하거나 상처 입힌 적이 거의 없었으므로.가까스로 살아난 손가락은 물고기떼처럼 지느러미를 흔들어 손목과 팔, 그리고 전신에 경보를 울렸다.뒤따라 내린 여자가 물었다.그가 손수건을 꺼내 눈자위를 닦아 주었다. 그리고 나서 천천히 돌아섰다.『현상할 시간이 없었겠지. 근데 모르겠어. 내가 인사불성으로
『꼭 다시 만나게 될 거야, 크리스티.』그녀는 아침 방송의 출근길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작가로서 그 사건의 안전핀을 뽑아낼 의무와 권한이 있었다. 문제는 어느 방향으로 던지느냐였다. 오늘 아침에도 평범한 샐러리맨들은 거의 대부분이 특별한 일이라곤 전혀 없는 지극히 평범한 하루를 맞을 것이다. 그녀는 그 평범한 시민들에게 특별한 각성제를 한 알씩 권해 주고 싶었다.조재봉이 키들키들 웃음을 삭히고 나서 토를 달았다.희수가 아서스패스 역에 도착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역사에는 아무도 없었다. 열차가 이미 떠나 버린 것이었다. 원래 그레이 마우스에서 PM 2 : 35에 출발한 기차는 PM 4 : 34에 아서스패스에 도착하게 돼 있었다.자동응답 테이프는 그 대목에서 삐이 소리를 내며 헛돌았다.그녀는 완전연소를 위해 몸부림쳤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집중이 되지 않았다.연화와 수지가 보는 앞에서 최 사장은 동선에게 막말을 일삼았다. 그만큼 친밀하다는 표시였다.차 례 『저번 검찰에 달려들어갔을 때 사무실은 수색당하지 않았거든. 근데 내 지갑에 들어 있던 수표를 조회해 본 모양이야.』오피스텔 전체를 반짝반짝 닦고 난 후, 그녀는 주방으로 가 냉장고를 열었다. 냉장고엔 음식이 가득했다. 그녀는 꼼꼼하게 내용물을 살피고 하나하나 정리하기 시작했다. 유통기한이 다 되어 가는 우유를 새 걸로 바꿔 놓았고, 쇼핑해 온 물품들을 빈 자리에 가득 채웠다. 냉동실의 얼음칸에도 생수를 따라 채웠고, 그리고 나서 깜박했다는 듯 물걸레를 가져와 냉장고 문을 닦았다.『버스를 타야겠어요.』그때 그가 그녀의 손을 당겨 가볍게 입술을 맞추었다.그러나 각 경찰서에 접수된 피해신고는 다섯 건에 불과했다. 끔찍한 피해를 당하고서도 피해자들이 거의가 신고를 기피했다는 결론이었다.심야에 은영의 기습적인 방문은 전혀 예상치 않았던 돌발사태였다.물론 스스로 변명하기도 했다.그녀가 그를 보았을 때, 둘 사이에 보이지 않는 자력(磁力)이 발생했다. 그리고 사내는 밤새 수십 번 그녀를 혼절시켰던 거였다.하이힐의 본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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